[독서]/학습은...

토익 35번 만점 받은 정상호 정상어학원 대표강사

슈레_플로 2009. 8. 3. 12:45

영어책 한 권을 5번 반복하라

최근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불경기를 겪으며 가장 부족하다 여기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7.2%가 ‘능통한 영어실력’을 1위로 꼽았다. 불황 속에서 영어 학습에 투자하는 샐러던트(saladent = salaryman + student)도 27.9%에서 40.2%로 증가했다. 영어학습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요즘, 토익 만점의 영어박사를 만나 효과적인 영어학습법을 들어봤다.

“언어는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80%는 노력으로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상호 정상어학원 대표 강사는 지금까지 35번이나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최근 입사 지원자들 사이에서도 토익 만점자가 많다고는 하지만 35번씩이나 만점을 받는다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토익 시험을 보니 3년 동안 매달 만점을 받아야만 35번 만점을 받을 수 있다. 국외 연수 경험도 2달이 전부인 국내파 영어 강사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상호 대표강사는 억대연봉을 받는 6년 차 토익 강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장래희망이 영어학원 강사였다. 대학졸업 후 회사생활을 3년 정도 하다가 본격적으로 강사생활을 시작했다. “영어를 유난히 좋아했어요. 자유롭기도 하고, 실력이나 성과만큼 보상을 받는 공정한 직업이라는 생각에 학원 강사라는 직업을 동경했지요.” 3년 반 동안 시장조사를 하는 셈 치고 다른 학원에서 월급강사로 일을 시작했다. 수도권은 영어교육의 수요가 많은 만큼 공급도 많은 레드오션이었다. 그는 교육수요는 많지만 우수 강사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지방 소도시를 공략했다. 현재 재직 중인 전주 소재 정상어학원에 30%를 투자한 주주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는 영어 잘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강의를 하다 보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수강생들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하다 보면 누구나 영어 달인이 될 수 있어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이 대학을 갓 졸업하고 오신 여 선생님이었어요. 선생님이 좋아서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니 영어를 잘하게 되고 잘하다 보니 재미있어지더군요.”

문법만 잘해도 영어박사 될 수 있어

그는 소위 말하는 ‘문법세대’다. 학생들은 문법 책을 새까맣게 칠하며 공부하고도 말 한마디 못 하기 일쑤다. 하지만 정상호 강사는 ‘문법 예찬론자’다. “교육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학습법이 있잖아요. 저는 다행히 문법 중심의 교육이 잘 맞았던 거죠.” 그는 학창시절 어느 문법 책보다 교과서에 충실했다고 한다. 한 번 보고 덮지 않고 여러 번 되풀이해서 봤다. 시험범위가 4과에서 7과까지라면 늘 1과부터 7과까지 공부를 했다. “일반적으로 연습문제 답을 참고서에서 많이 베껴가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연습문제만큼 좋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반복에 반복을 거친 덕분에 지금의 문법실력은 학창시절에 완성됐다고.

대학교 시절에는 ‘영어 읽기’에 몰입했다. “뉴스위크 잡지를 함께 보는 영어 동아리에 가입했어요. 매일 모여서 한 사람씩 예습한 내용을 발표하는데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선배들한테 무섭게 혼났습니다. 동아리에서 버티려면 남들은 당구장을 가더라도 저는 뉴스위크를 끼고 고민을 해야 했죠.” 그때 다양한 지문을 접했던 것이 토익을 보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다.

일상 회화실력은 어떨까. 그의 어학연수 경험은 2개월이 전부. 원래는 6개월에서 1년을 계획하고 떠났지만 몇 군데 학원에서 상위 레벨을 받았다. “문법이나 독해 공부는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았지만 회화학원은 꾸준히 다녔어요. 어학연수는 아무리 상급반이라고 해도 외국인 학생들에게 천천히 말해줘서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았죠.” 장기 체류를 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꾸준히 공부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귀국했다. “저는 어학연수는 지금까지 자기가 공부한 것을 점검하고 확인하며 외국 문화를 배우러 가는 정도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학연수를 다녀온다고 해서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일취월장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루에 16시간 투자해야

그가 맡고 있는 수업당 수강 인원은 약 100여명이다. 토익을 주로 강의하기에 수강생들은 대부분 성인이다. 6년간 영어 강사로 있으면서 수많은 수강생들을 만났을 터. 우리나라에서 ‘영어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비용과 시간을 많이 들이면서도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이유는 뭘까. 그는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는 말에 오히려 고개를 갸우뚱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스톱워치로 하루에 얼마나 공부하는지 재보도록 시켜요. 다른 생각하고 화장실 가고 커피 마시는 시간들을 다 빼고 나면 정작 하루에 꾸준히 2~3시간 이상 공부하는 사람이 드물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학생은 수강 초기 400점을 받았던 대학생. 3달 만에 만점에 가까운 975점을 받았다. “그 학생은 매일 16시간을 토익 공부에 투자했어요. 따지고 보면 그 친구는 남들이 하는 3년 치 공부를 3달 동안 한 셈이에요. 노력 앞에 장사 없죠.” 결국 학습자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

그는 토익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덧붙였다. “한두 달 만에 토익을 만점 받았다는 몇몇 사례들을 들며 자기는 왜 이렇게 안 되냐고 의기소침해 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럼 저는 물어봅니다. ‘영어를 한두 달 만에 잘할 수 있느냐’고. 당연히 불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오죠. 그럼 저는 다시 말합니다. ‘영어가 토익이고 토익이 영어인데 어떻게 한두 달 만에 성과를 바라느냐고요. 일부 특별한 케이스들을 일반화해 점수 내기에 급급하지 말고 차분히 자신의 실력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상호 강사가 추천하는 영어실력 다지기 비법]

■ 반복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지만 정상호 강사는 ‘기본에 충실하고, 반복하라’는 두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순수 국내파인 정상호 강사가 영어로 고민하는 성인들에게 추천하는 영어공부법은 다음과 같다.

1. 3번 이상 보지 않고 감히 책을 봤다 하지 마라

우선 서점에 가서 유명한 책보다도 내게 잘 맞을 것 같은 책을 고른다. 영어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왠지 모르게 끌리는 영어 책이 있을 것. 영어는 흥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가 느낌이 좋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게 좋다. 영어에 대한 감이 전혀 없어 책을 고르는 자체가 부담스럽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법 책을 준비했다면 공부를 시작하기 전 우선 욕심을 버릴 것.

한번에 너무 깊이 많은 것을 하려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앞장만 열심히 보고 뒷부분은 들춰 보지도 않는 불미스러운 일을 반복하게 된다.

하루의 목표를 정하고 무조건 그만큼 본다.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 좋다. 대신 그렇게 한 번 책을 본 다음에는 최소 세 번에서 다섯 번 반복해서 봐야 한다.

“100번 읽고 이해되지 않는 책은 없다고 한다. 100번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꾸 보다 보면 모르던 부분도 이해가 되고 알던 부분도 새로워지는 법”이라고 전했다.

2. 많이 읽는 것이 힘이다

그는 “달변가들은 독서를 많이 했다”며 다독은 독해 능력 향상뿐 아니라 영어 말하기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특히 신문이나 잡지를 읽으면 실용 영어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무리해서 타임지나 뉴스위크지를 볼 필요는 없다.

그는 “국내에서 발행하는 영자신문도 좋다”고 말한다. 내용이 익숙하니 부담 없이 여러 기사를 많이 읽어보는 것이 좋다.

영자신문으로 공부할 때 그가 주로 사용했던 방법은 ‘일정 기간 한 분야 기사만 읽기’다. 한 분야의 기사를 계속 읽다 보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그 분야 단어들을 저절로 외울 수 있다. 한 달 정도를 정해 놓고 이달은 정치, 다음달은 경제를 본다는 식의 계획을 갖고 나만의 단어장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다.

3. 쪼개고, 외우라

문법공부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고 글을 많이 읽고 있는 단계에서는 구문을 계속해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하나의 문장을 자신이 아는 문법적 지식을 갖고 쪼갠 다음 다시 합쳐본다. 정상호 강사는 “이를 반복하다 보면 영어 듣기를 할 때도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칠판이 있는 것처럼 방금 들은 문장의 구조가 그려진다”고 한다.

4. 날마다 뉴요커가 돼라

어느 정도 문장을 만들어 보는 데 익숙해지면 일상생활에서도 쓰기·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게 좋다. 지금도 정상호 강사는 자동차로 이동을 할 때 자신의 행동을 영어로 옮겨보는 연습을 한다.

또한 한국은 영어에 늘 노출돼 있는 언어 환경이 아니다 보니 스스로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 사소하게는 휴대전화 메뉴를 영어로 바꿔보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 윈도도 영문버전으로 사용해 보자.

▶ 74년생/ 고려대 영문과/ 2000년 일진그룹 입사/ 2003년 학원 강사/ 2005년 정상어학원 대표강사(현)

[정고은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04호(09.05.06일자) 기사입니다]